화장실 칼럼

  • home
  • 정보광장
  • 화장실 칼럼
화장실 칼럼 상세내용
제목 성 중립 화장실
등록일 2017-03-23 09:40:54 조회수 989

기본 copy.png




* 화장실의 변화과정

.서양을 막론하고 세계의 화장실은 비슷한 과정을 밟으면서 변화와 발전을 하여왔다. 크게 보면, 처음에는 화장실이라는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농업을 시작으로 산업화가 이루지면서 농사에 필요한 저유(貯留)시설에서 위생이 중시되는 수세식화장실로 변화하면서 발전하게 되었다. 내부적인 변화를 보더라도 애초에는 남녀에 따른 구분이 있을 리 만무했지만, 서서히 성별에 따른 구분이 이루어지고, 장애인.노약자.어린이.임산부 등 화장실 이용약자에 대한 시설이 보강되면서 화장실은 단순 배변의 장소에서 휴식과 재충전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렇듯 화장실은 깨끗함은 물론 편리성, 자원 절약성의 방향으로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쉬임 없는 질주를 계속하면서 이용자들에게 만족감을 충족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하면서 현재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에 더하여,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근래 들어 공중화장실에서 각종범죄가 발생함에 따라,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 부분의 해결을 위한 각종 아이디어들이 제시되고 있기도 하다.

 

* 성 중립화장실까지

그 뿐만이 아니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하여 스웨덴 등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인권과 평등을 지향하는 의미에서 성 중립화장실(Gender-neutral Toilet)'이 설치되고 있다. 동성애자가 많이 거주하는 미국의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일부도시에 등장하기 시작한 성 중립화장실, 2015에는 워싱턴 백악관 행정동 건물에도 설치가 되었다. 화장실 안내표시(Pictogram)도 남녀공용화장실과 달리 남녀를 상징하는 도안 2개 외에 성적소수자인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상징하는 도안도 포함되어 있다(1).

 

1.png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의 허용을 판결한 20156월 이후부터 본격화 되었으며, 시애틀, 버클리, 필라델피아 등에서는 성 소수자를 위하여 화장실을 마련하라는 입법안이 속속 통과되기도 했다(2). (그런데, 안타깝게도 트럼프정권이 들어서면서 성전환자 권리보호 법안들의 폐기지침이 발표되고 있다)

스웨덴에서는 성 전환자뿐만 아니라, 화장실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장애인 등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서 남녀 공동이용화장실이 등장하면서 아얘 남성화장실에서 소변기가 자취를 감추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야기가 약간 곁가지로 흐르는 느낌이 있기는 하지만, 요르단 등 이슬람국가에서는 남자들도 앉아서 소변을 보기 때문에 공중화장실에 소변기가 별도로 설치되지 않은 곳도 많이 접하게 된다.

이와 같은 변화가 미국 등 이른바 선진국에서 먼저 시작되는 것에 대하여 우리는 잠시 주목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는 단순히 인권문제라고 하는 차원을 넘어 실생활의 불편까지를 배려해야 인권문제가 완전히 해결된다고 하는 선진 인권문화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일찍 인간의 역사는 곧 화장실의 역사이다라고 갈파했듯이, 화장실이 변화해가고 있는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세계 역사의 흐름을 보고 있는 뜻한 느낌을 갖게 된다.

 

* TED 강연에도 등장

얼마 전(2015.11)에는 미국의 유명 강연프로그램 'TED'에서도 이와 같은 내용을 주제로 한 강연이 소개되었다. 트랜스젠더 출신으로 캐나다의 유명 저술가인 이반 고요테(Ivan Koyote)’‘We all need a safe place to Pee'라는 제목으로 내일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1인용 칸막이가 있는 중성 화장실을 공공장소로 만들겠다.‘고 주장을 했다. 성 전화자인 그는 남자화장실에 갈 때마다 불안함과 불편함을 느낀다고 하면서, 우리와 같이 성적 구분이 맞지 않는 사람들을 위하여 성 구별이 없는 화장실을 더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 설명을 했다.

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대통령의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가를 불렀던 가수 재키 애반코(Jackie Evancho)양은 앞에서 언급되었던 성전환자 권리보호 입법안의 폐기지침에 대하여 반기를 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실망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어이 되었건 성 중립화장실에 대한 주장과 수요는 계속 거세지고, 인간 나아가 인격에 대한 배려 또한 더욱 중시되는 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성 중립화장실의 등장은 피할 수 없는 조류로 대세를 이루게 될 것임에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되기에, 지금부터라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해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조금만 생각의 전환을

그래서, 차제에 공중화장실 정책에 관하여 몇 가지 생각의 틀을 바꾸는 원천적인 의견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공중화장실이 괄목할만한 발전을 하여왔다는 것은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면을 조금만 깊이 들어가 보면 개선을 요하는 부분이 많이 있다. 특히 규모가 작은 화장실일수록 더욱 그런 부분이 많이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하나로, 규모가 작아 남.여별로 1-2개의 부스만을 설치하게 되는 화장실의 경우, 반드시 한 곳은 부스 내부를 약간 크게 하고 손잡이 등 최소한의 장애인시설을 설치하자는 것이다(1개만 설치되는 경우에는 그곳을). 세면대도 2개 이상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한 곳은 높이가 약간 낮은 어리이용 세면대를 설치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소규모 업소 등의 화장실에서도 장애인은 물론 상기에서 언급된 성 전환자들을 위한 서비스도 우선은 동시에 해결이 가능하게 된다. 우연의 일치이지만, 실용과 실질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러한 사고방식이 화장실에 접목되고 있다.

 

2.png

 

두 번째로, 차제에 남자도 앉아서 소변보는 습관을 공개적으로 시작해 보자는 것이다. 가정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는 주부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것으로 생각한다. 화장실 악취발생의 주범인 요석(尿石)의 발생을 감소시키고, 공중화장실 남성구역에 별도의 소변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등 많은 장점이 있게 된다. 전통적인 관습 등의 문제점이 있기는 하겠지만, 사회적인 비용 등을 감안하면 이 또한 변화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하겠다. 이미 스웨덴 등에서는 이런 종류의 화장실이 일반화되고 있기도 하다.

 

3.png

 

마지막으로, 화장실문화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기 위 하여는, 시설과 설비 등 하드웨어적인 부분의 계속적인 개선도 중요하지만, 아름다운 화장실을 이용하는 이용자(국민 모두)의 이용문화 향상 등을 아우르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의 교육도 병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6년 강남역 부근에서 발생한 화장실 살인사건도, 생각해 보면 화장실의 구조 보다는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수준이하의 범죄라고 보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좀 더 수준 높은 문화시민으로서의 성숙화가 중시되는 선진사회로 우리나라가 계속 번성해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화장실문화가 견인차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욱 금상첨화일 것이고.....(2017.3)

 

1 조선일보 2015. 4. 11

2 문화일보 2.15.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