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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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칼럼 상세내용
제목 화장실과 민속 -2
등록일 2016-12-07 11:58:39 조회수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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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무당이 읊조리는 뒷간 축원
다음은 서울지역에서 무당이 읊조리던 뒷간 축원이다.
뒷간의 부출각시, 쉰 대자머리로 앞을 죄고
허씨 양위(兩位) 남녀 자손, 오줌 소폐를 하러 가도
어리청계 망녕 그물 놓지 말고
대활례로 놀으소사
 
풀이를 해 보면 아래와 같다.
 
쉰 대자나 되는 긴 머리를 앞으로 쥐고 있는 부출각시님이여,
허씨 내외는 물론이고 그 자손들이 오줌을 누러 가더라도
해코지를 하지 말고
크게 보아 주시오‘(17)
 
어떻든 여기에서도 뒷간귀신은 머리를 길게 풀어헤친 여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서울에서는 뒷간 지킴이를 위하여 뒷간 천장에 헝겊조각을 걸거나 백지에 목왕(木王)이라 써 붙이기도 했으며, 도봉구 수유리에 있는 사찰 화계사의 뒷간에는 널쪽으로 만든 다음과 같은 신위가 있기도 했다.
 
봉청서제부정보결중생청측신위(奉請誓除不淨普潔衆生?厠神之位)(18)
 
굳이 풀어본다면 다음과 같은 의미 이러라.
 
부정(不淨)한 일은 없애주시고 중생이 두루 깨끗케 해주시기를 화장실 신위 전에 삼가 청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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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사나 명절 때 떡을 뒷간주변에 던져두기도
이렇듯 화장실에 귀신이 존재한다고 믿었던 우리 선조들은 제사나 명절 때가 되면 준비한 음식을 떼서 뒷간 주변에 던져두거나, 혹은 창호지에 싸서 뒷간에 달아두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장례 때 사용한 물건들은 뒷간에 놓았다가 집안으로 들여오고는 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선조들은 망자의 혼백이 뒷간의 더러움 때문에 떨어져 나간다고 믿었던 것이다(19).
 
- 화장실을 짓고 지내는 고사
강원도에서 전해오는 풍습으로, 뒷간을 지은 뒤에는 반드시 좋은날(吉日)을 받아 제물과 부적을 준비하고 탈이 없도록 해달라고 고사를 올린다.
또한 뒷간에 놓아둔 부춧돌도 함부로 옮기지 않는다. 만일 그 돌을 잘못 옮기면 가족에 화가 미친다고 믿기도 하였다(20)
 
- 똥 떡
뒷간에서 넘어져 부상을 당하거나 똥독에 빠지는 경우에는 떡을 해서 뒷간 신에게 바치고, 그 떡을 환자에게 먹이기도 하고 이웃에게 나누어주면서 똥 떡이라고 소리치기도 하였다. 또 아이들이 똥구덩이에 신발을 빠뜨리거나 사람이 빠졌을 때에도 떡을 해 놓고 액땜을 빌기도 하였다(21)
경상북도에서도 아이가 뒷간에 빠지면 건져내고, 떡을 해서 아이 나이대로 떡을 먹게 하고, 빌기도 하였다(22).
 
- 경기도의 민속 천지대공망일(天地大空亡日)’
경기도 이천지역에는 하늘과 땅이 맞닿는 천지대공망일에 뒷간을 수리하면 괜찮다는 민속이 전해진다. 하늘과 당이 붙는다는 것은 하느님이 눈을 감아준다는 의미로 이날에는 어떤 일을 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날은 하늘이 귀가 먹고 땅이 벙어리가 되는 날이라고 하여 결혼이나 장례식도 이날 거행하면 좋다고 여긴다(23).
 
- 제주도 탄생 설화
옛적에 장길손이라는 거인이 있었다. 먹을 것이 모자라 언제나 배가 고팠다. , , 나무 따위를 닥치는 대로 먹고 배탈이 나서 설사를 하였다. 설사가 흘러내려 태백산맥이 되고 똥 덩어리는 튀어서 제주도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제주도에는 선문대할망의 전설도 있다.
선문대할망은 어찌나 키가 큰지 한라산을 베개 삼아 누우면 발이 바다에 잠겼다. 어느 날, 한쪽 발을 선상면 오조리의 식산봉에 디디고, 다른 쪽은 성산면 성산리의 일출봉을 디디고 오줌을 누었다. 오준 줄기는 산을 무너뜨리고 큰 강을 이루었다. 이 때 산이 하나 무너져 떠내려간 것이 소섬(牛島)이다.
선문대할망은 먹기도 무한정이었다. 배가 몹시 고파 수수범벅을 만들어 마음껏 먹었다. 그네의 똥은 농가물의 궁상망 오름이 되었다(24).
 
- 똥 꿈에 얽힌 희비의 전설
똥 꿈은 다음 날의 운수를 점치는 보통 꿈과는 달리, 꿈의 효력이 제법 오래가는 꿈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꿈에 똥을 보면 부자가 된다. 이는 똥의 빛깔이 금과 같기 때문에 연유된 것이다. 걷다가 똥을 밟으면 그날 운수가 좋다는 말도 비슷한 해석이 가능하다. 꿈에 똥을 지고 집으로 들어오거나, 남에게서 똥을 받거나, 동통에 빠지는 것도 좋다.
그러나 똥오줌의 벼락을 맞거나, 똥을 잃거나 집 밖으로 쓸어내면 집안이 망한다(25).
 
재미있는 똥 꿈 몇 가지를 더 소개한다.
꿈에 뒷간에 오르면 재물을 얻는다.
꿈에 뒷간의 똥이 넘치면 운수가 좋다.
꿈에 뒷간을 치우면 재물이 생긴다.
꿈에 똥 흙이 쌓이면 재물이 있다.
임신 중에 변소를 청소하는 꿈을 꾸면 예쁜 아이를 낳는다.
 
- 속담 속 뒷간
비교적 많이 알려진 뒷간과 관련된 속담을 소개한다.
 
뒷간 갈 때 마음 다르고 뒷간 다녀와서 마음 다르다.
처갓집과 화장실은 멀수록 좋다.
이 빠진 강아지 언 똥에 덤빈다.
뒷간과 저승은 대신 못 간다.
남이야 뒷간에서 낚시질을 하건 말건.
개를 따라가면 측간으로 간다.
뒷간 기둥이 물방앗간 기둥 더럽다 한다.
뒷간 다른데 없고 부자 다른데 없다.
 
- 여자의 오줌은 농사의 풍요를 나타낸다.
농가에서는 내측의 오줌이 외측의 것보다 거름효과가 더 높다고 하여, 내측에서 받아온 오줌과 외측에서 받아온 오줌을 1:3의 비율로 맞바꾸기도 했다. 그리고 깨, 수수, 조 등의 씨는 아이를 가장 많이 낳은 여인이 뿌리고, 그네의 오줌을 따로 모았다가 거름으로 주면 수확이 풍성해진다 믿었다. 여성호르몬을 포함한 오줌을 비료로 사용하면 쌀의 수확량이 80%나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요강에서 울리는 처녀의 오줌발 소리를 듣고 아내나 며느리를 삼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26)
 
- 화기법(火氣法)의 진실
우리 조상들의 병마나 귀신을 물리치는 방법 가운데에는 불로 퇴치하는 화기법이 있다. 불은 양()이기 때문에 음()에 속하는 귀신을 이길 수 있다는 음양설에 근거를 둔 것으로 보인다. 불은 모든 것을 태우기 때문에 잡귀와 병마를 퇴치할 수 있다고 믿었다. 화장실과 관련된 화기법의 실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 전염병 환자가 있는 집의 화장실을 불로 완전히 태워버리면 그 병의 독은 다른 곳에 전염되지 않는다.
* 마을 내부의 동문 쪽에 있는 화장실을 밤중에 아무도 모르게 불을 질러 태워버리면 콜레라귀신이 도망간다.
* 장티푸스 환자가 있는 집의 화장실에 불을 지르면 장티푸스귀신이 도망간다(27)
 
- 화기법을 사용하다가 고소를 당하기도
의료기술이 요원하던 1920년대 까지, 지방에서는 병마를 퇴치하기 위하여 전해 내려오는 화기법을 이용하다가 고소를 당하는 등의 웃지 못 할 사건들이 발생하기도 했다.
* 전남 해남군에 거주하는 한 농부는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정씨는 마을에 홍진과 유행성감기가 유행을 하자, 전염병은 병마의 소행으로서 마을 동쪽에 있는 동향의 화장실을 태워 없애면 귀신을 쫓아낼 수 잇다는 속설을 믿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 그렇게 위치하고 있는 그 마을 맹씨 집을 찾아가 맹씨가 아무리 말려도 듣지 않고, 맹씨 집 화장실에 불을 질러 화장실 한 채를 태워버렸다. 그러자 맹씨는 불을 지른 마을사람들을 고소하는 사건이 벌어졌다.(28).
* 경기도 광주군 낙생면 금곡리의 이장인 권준원은 같은 마을에 사는 임환순, 황원교의 두 집에 전염병 환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것이 전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환자 집의 화장실에 불을 질렀다. 그러나 불길이 번져, 전연 상관이 없는 이웃 엄선출씨 집의 화장실도 태워 모두 세 동의 화장실이 전소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이장인 권씨는 광주 헌병분견소에 송치되었다(29).
 
- 도둑이 배설물을 남기는 이유(?)
아파트생활문화가 일반화 되고 있는 요즘에는 가정에 침입하는 도둑이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1960-70년대 까지만도 서울 등 대 도시에는 가정집을 대상으로 하는 도둑범죄가 많았다.
당시 도둑들은 침입한 집에 배변을 해 놓고 도둑행위를 일삼고는 했는데, 이 또한 마당 구석 등에 똥을 누면 잡히지 않는다는 속설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는 미신에 의한 설로 배변을 하면 그 더운 기운이 식어질 때까지 그 집안사람들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 정신을 통일하기 위한다는 설로 범행 시 침착하고 과감한 마음을 가지려고 정신적인 안정을 위해서 똥을 눈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생리적 심리적 작용에 의해서 똥을 눈다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흥분이 되고 감정이 불안정해지면 내장운동이 활발하여져 자연적으로 변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둑들은 자기가 눈 똥을 쟁반 등으로 덮어놓기도 하는데, 이는 똥에 온기가 남아 있는 동안은 집 주인들이 잠에서 깨지 않는다는 속설을 또한 믿기 때문이다.(30).
그런데 이와 같이 범죄행위 시 도둑들이 배변을 하는 관습은 우리나라에서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고 프랑스나 일본 등 외국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다.
 
밖에서 사람에게로 들어가는 것은 능히 사람을 더럽히지 못하는 법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똥과 화장실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모두 초자연적이거나 아니면 약간은 인위적 바탕위에서 자연스럽게 생성하여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내용들이다. 그러면서 인류생활에 해악을 끼친 부분도 있기는 하겠지만 대부분 우리네 생활에 도움을 주었고, 종교와 의학 등의 분야에서는 상당부분 기여를 하기도 했다. 이는 원래부터 이야기의 바탕이 되는 이라는 것이, 성경에 기록된바와 같이(무엇이든지 밖에서 사람에게로 들어가는 것은 능히 사람을 더럽게 하지 못하되, 사람 안에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 -마가복음 7:15-16)’,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것은 모든 것에 효험이 될 수 있다는 기본개념에서 기인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떻든 다수의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 만큼, 좋은 민속은 계속 승화.발전시켜 나아가는 지혜가 이 부분에서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
17. 뒷간 166
18. 뒷간 167
19. 입측오주 41
20. 입측오주 43
21. 입측오주 44
22. 뒷간 169
23. 입측오주 46
24. 뒷간 196
25. 뒷간 200
26. 뒷간 216
27. 동서고금의 화장실 이야기 211
28. 경성일보 1914. 5. 18
29. 경성일보 1917. 5. 2
30. 동서고금의 화장실 이야기 216
 
<참고문헌>
신성한 똥(John Gregory Bourke/성귀수, 까치글방, 2002)
화장실의 역사(Jacob Blume/박정미, 이룸, 2005)
(Ralph A. Lewin/강현석, 이소풀판사, 2002)
똥오줌 사용설명서(Josh Richman and Anish Sheth/이원경, 2012)
입측오주(김용국, 세계화장실협회, 2008)
뒷간 (김광언, 기파랑, 2009)
동서고금의 화장실 이야기(장보웅, 보진제, 2001)
경성일보